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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상식

산후 우울증...옛생각이 나서 잠시.

by bkllove 2018.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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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 우울증


 

 

 

안녕하세요. 꽁가에요:)

 

오늘 오랜만에

 제가 사는 지역의 맘카페에

들어갔다가...

 

'50일된 아기가 너무나 예쁜데

예쁜것과 별개로 너무나 힘들고 지쳐서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상상을 한다...'

 

라는 어떤이가 쓴 글을 보고

잠시 옛생각이 나서

이렇게 블로그를 켰어요 .

 

 

 

사실 출산을 하고 나면

우리는 출산직후이기 때문에

호르몬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지요.

 

그래서

아기가 너무나 신비롭고 예쁘기도 하지만

그만큼 커진 책임감과 두려움에

호르몬변화까지 더해져서

기분이 들쭉 날쭉해지고

한없이 밑으로 가라안기도 하고 .....

 

출산하고 난 후

병원에 있을때나 조리원에 있을때는

가끔 기분이 다운되는 것 뿐.

 

신생아에 관한 정보를

이것저것 검색해보느라 바빠서

'난 산후우울증 없을 것 같은데?'싶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데.......

 

실제 산후우울증이 오는 시기는 바로

조리원을 떠나_

친정엄마의 보살핌을 떠나_

온전히 아기를 처음으로 볼때

그때부터 시작이 되는 것 같아요.

 

그때는 사실

산후호르몬으로 인한 우울증이 아닌

육아 우울증이라고 해야 정확한 것 같아요.

 

 

이 육아 우울증은

사람의 성격마다 다르다고 하는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이때는 사람의 성격마다 다른게 아니라

육아를 하는 주위환경에 따라

그 경도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비슷한 성격의,

스트레스 해소방식도 비슷한 방식의,

A,B라는 사람이 있다고 치면-

 

A라는 사람은

집근처에 친정이 있어서

가끔 아기보러 와주시기도 하고

 

여동생이 있어서

때때로 편하게 수다도 떨고

남편도 가까운 직장에서 칼퇴근하며

육아에 적극하담하며,

사는 곳도 비슷한 또래의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 많은 곳.

 

그리고 아기도 잠투정 심하지 않고

곧잘 자고 잘먹는

비교적 순한 아기를 키우고 있고_

 

 

 

B라는 사람은

친정과 시댁 모두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지역에 살고 계시고..

자라고 생활했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해서 사는데

주위에 육아고민도 할 또래도 많지 않고

거기에 남편의 직장은 출퇴근 2-3시간 소요에

야근까지 하는 상황.

 

밤낮 잠투정에 아기띠를 해야 잠을 자고

밤수유를 하며 한번 울면 잘 그치 않는

비교적 예민한 아기를 키우고 있다면............

 

 

아무리 비슷한 사고방식,

 성격을 갖고 있는 두사람이라도

육아를 하는 환경에 따라

우울증이 올 수도 있고 안올수도 있고

또, 경도가 매우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 육아 우울증을

'엄마 자신의 성격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서 적어봤어요.

 

저 역시도 출산 후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부터

아기를 혼자 보기 시작했는데요.

 

가족,친구,동료 한명도 없는

새로 이사한 지역에서

아침 7시에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며

하루종일 아기와 놀아주고

기저귀갈고_울면 안아주고 둥기둥가해서 쟤우고

깨면 다시 기저귀 갈고 수유하고

아기가 잠시 기분 좋을때 청소, 살림하고...

30분도 채 되지 않아 찡얼대면

다시 안고 둥기둥가

 

 

 

 

 

그게 하루 몇번씩 반복되다 저녁되면

목욕시키고 기저귀 갈고 수유하고

밤잠자기전 잠투정 1시간......

그리고 밤 9시쯤 퇴근하는 피곤한 남편에게

매일 똑같은 하루일과를 보고하고

공감받고.....

 

 

어떤날은 너무 바빠 밥먹는 것도 잊어버려서

하루 한끼도 안먹고 지나간 적도 있었답니다^^'

 

저는 여름에 출산을 했는데

샤워가 너무 하고 싶어서

아기가 잘때 샤워하다 갑자기 너무 울어대는 통에

부랴부랴 헹구고 막 뛰어나온 적도 있고

(울지도 않았는데 울음소리 환청들리는거...

많이들 그러시죵?^^)

 

밤 9시~10시에 아기가 잠이 들면

그때 또 쉬는게 아니죠.

밀린 집안일에 아기 관련 정보 이것저것 찾아보고

피곤하지만 또 혼자만의 시간도 갖고 싶고.

 

(혼자만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갖지 않으면

정신도,몸도 휴식이 전혀 없으니

정말 미칠 것만 같았어요)

 

그러다 잘까..? 싶으면

배고프다고 우는 아기에게 달려가서

밤수유를 하고...

그리고 푹 자나 싶으면 몇시간 뒤에 깨서

엄마 젖물고 자려는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밤수유가 습관되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젖 안물리면 또 몇시간을 우는걸 알기에

나도 힘들고 너도 힘들고

젖물리고 그냥 같이 자는거죠ㅠ_ㅠ

 

수면교육 검색해가면 몇번을 시도했지만

'오 잘자네?' 싶다가도 다시 제자리...

 

이런 생활이

저는 아기 6개월까지 이어졌던 것 같아요.

 

아.... 정말 죽을 것만 같더라구요.

 

일단 잠을 못자니 피곤한 것도 그렇지만,

정신적으로 정말 너무 피폐해졌던 것 같아요.

 

가끔 친한 친구와 통화해서 육아이야기를 하거나

남편과 아기 이야기를 하는 것...

그것만이 유일한

내 이야기를 하는 통로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남편도 제가 매일 같은 고민을 하고

항상 아기 얘기만 하니 어느 순간 지쳐보이고

대화가 즐겁지가 않더라구요.

 

 

 

 

 

 

 

 

인터넷에 찾아보면,

 

'아기 한창 예쁠때다~ 그 시기 금방간다' 

 

'다들 그러고 산다'

 

'가끔 외출해서 바깥공기를 쐬라'

 

'동네 엄마들과 교류를 해라'

 

'부모님께 하루만 아기 맡기고 남편과 데이트를 해라'

 

음.....

내가 낳은 아기인데 정말 예쁘지요.

그러나 이 산후 우울증은

아기가 예쁜 것과는 정말로 별개에요.

 

오히려 아기에게 너무 집중을 해서

자기를 챙기지 못해서 생겨나는 것인데

 

'아기가 예쁘고 금방 지나가니

더 예뻐해주라니ㅠㅠ'

 

저희 아이가 이제 5살인데

지금도 그 신생아때가 너무 예뻤어서

그립기도 하고

저 역시도 저 말을 해주고 싶기는 해요.

 

하지만 현재 신생아를 키우면서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다는 것도 알 것 같아요.

 

 

그때 남편은 제게

'아기에게 신경을 좀 덜쓰고 마음을 내려놔라'

라는 말을 많이 했었는데

 

그때 속마음은

'말이 쉽지..아기에겐 하루종일 엄마뿐인데

내가 잘 모르고 반응하지 않으면 어떡하나'

싶은 마음도 컸었지요.

 

출산 후 앞머리는 쑥쑥 빠져서

아기가 커가니 어느새 삐죽삐죽 다시 자라서는

머리 만지기도 쉽지 않고

임신기간때 찐 살은 분명 다 빠졌는데

이상하게 몸이 찌부둥하고 체형이 꾸부정하게 변해있고

비비크림 바르고 눈썹도 그리고 립스틱도 발랐는데

이상하게 안예쁘고 어색하고......

 

어휴 말해뭐해요 ㅠ_ㅠ

 

근데 또 주의 아기 엄마들은

너무 날씬하고 예쁜옷입고 밝고 활기차더라구요.

 

그게 더 제 자신이 비참하게 느껴지고

기분을 나락을 빠지게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좀 내성적이고 비관적이었나고요?

아니요. 전~혀요.

 

저는 제가 스스로 생각해도 단순하고 긍정적이라고 생각할만큼

스트레스도 잘 안 맏고 밝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사람과도 만남도 좋아했고

스스럼 없이 잘 지내기도 했고요.

 

또 개인적으로 힘든일이 많았어도

그땐 혼자였기에 언제든 나만 노력하면

다시 일어서도 다시 잘될 수 있다고

생각하던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이 육아 우울증은 참 뭐랄까...

차원이 다른 느낌이더라구요.

 

육아로 인해 힘들었지만

내 아기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는 절대 하기 싫은.

그런 느낌....

절대 평생 벗어날 수 없는 그런 느낌 ㅎㅎㅎ

 

또 힘든 그 시기에

새로운 모임에 나가서 그이들의 감정들 살펴가며 친해지고..

그 조차도 힘들더라구요.

 

 

뭐 어쨌든_

이 블로그가 꽤 지수가 높아서

많은 분들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제 이야기를 좀 써봤어요.

 

물론 저처럼 이런 경우 많지 않을수도 있지만

적어도 잘 견뎌내면

어느 순간 정신이 차려지는 시기가 오더라구요.

 

 

잘 이겨내지 마시고..

잘 견뎌내세요..

 

 

아기 맡길 사람이 없는데

아기 맡기고 기분전환하라하고

ㅠ_ㅠ

 

밥먹고 씻을 시간도 없는데

운동을 좀 해보라하고

ㅠ_ㅠ

 

자기가 할 수 있는 우울증 극복 방법은 사실

자신이 제일 잘 아는 것 아니겠어요?

 

아무리 주위에서

운동해봐라~

외출해봐라~

꾸며봐라~

살을 빼봐라~

아기에게 관심을 좀 꺼봐라~

주말에는 무조건 나가라~

해도......

 

어떤 사람은 돈이 없어서

꾸미고 외식하는게 부담되는 것일 수도 있고

정말 도움 청할 곳이

하나도 없는 사람도 있어요.

 

극복 못하고 있는 이를

무조건 의지부족이라 하지 말고

그저 잘 견뎌내어 주기를

응원해주었으면 해요.

 

저도 이 글을 보고 계신분들께

'이것 역시 지나가리라' 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어서 이 글을 썼어요.

 

아기가 너무 소중하고 어여쁜것도

육아가 너무 벅찬 이 느낌도...

'이것 역시 지나가리라'

 

이상. 꽁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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